산행후기

Mount Harvey 산행후기 ( 2021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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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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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산행후기를 줄여 글로 표현 한다면 ;


諸法從本來 常自寂滅相 (제법종본래 상자적멸상)!
우주 삼라만상은 본래부터 언제나 저절로(스스로) 고요한(적멸)모습이였다.
~ ~ ~ ~ ~ ~ ~ ~ ~ ~ ~ ~ ~ ~ ~ ~ ~ ~ ~ ~ ~ ~ ~ ~

Harvey산 정상에 우뚝서니 시야에는 코발트 색을 배경으로 펼쳐진 수많은 산과
바닷물에 둘러싸여 있기에 섬이라 불리는 것들,
제각기 자기의 본분에 충실하며 오손도손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니 그 어느것도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마치 상대가 부족하다면 부족한 만큼 채워주고 많으면 자신의
자리를 내어준듯.
이것은 화쟁(和諍)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주려는 것이 아닐런지..

오전 7시에 모임장소에서 조우한 대다수의 회원님들을 처음 뵙는지라
나의 쭈뼛거림을 눈치챈 Joey님은 깔끔한 목소리로 처음 뵌다며 주먹인사를
건네옴에 나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차창넘어 펼쳐지는 우측의 Burrard Inlet의 이른 아침 전경은
오랜만에 보아도 그리 낯설지 않음은 팬더믹 상황속에 우왕좌왕하는
우리들의 삶과는 무관하게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든다.

차는 속력을 더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산과 조우코져 하는 배상기 회장님의
갈망 때문인지, 아니면 마음 어느 한구석에 자리한 멍울에서 벗어나기 위함인지..

Horseshoe Bay를 지나며 좌측 Cliff쪽 멀리 'Bowen Island 와
Bowyer Island'가 고요한 바다와 어울림은 한폭의 풍경화로 다가온다.

언덕길을 그렇게 저렇게 꼬불꼬불 거리며 당도한 주차장..
주차 할 수 있는 자리가 눈에 띰에 서둘러 주차하니 한켠에는 사람들이 산행입구에서
몇명이 줄을 서서 뭔가 분주하여 보인다. 정부에서 4월1일부터 공원에도 주차요금을
징구함에서 비롯된 일 들인데 문제는 주차비가 비싸도 너무 비싸단 생각들에서 비롯된
갈등에 인한 반응이였다.

주차요금으로 옥신각신 끝에 결국은 모두 등반을 결정하고 걷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경사도가 어느정도인 오르막의 자갈길, 예사롭지 않았으나 연휴임에도
등산로엔 등산객들이 그리 많지 않아 우리 산악회원들만을 위한 등산로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거의 2.5Km 쯤 걸어 오르니 평탄한 길이 나오는가 싶더니
배 회장님이 멈춰 세운다. 잠시 쉬는가 하였는데..
이제부터 가파른 산행이 시작 된다면서 옷을 간편하게 바꿔 입으란다.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가파른 오솔길이 있고 일주문 역활을 하는 가느다란
나무의 중간에 박혀있는 붉은색 바탕의 조그만 양철판위에는 Mr. Harvey 라
적혀 있다. 회장님은 나를 불러 그곳에서 증명사진을 찍으라 한다.
가파른 언덕 한동안 걷다보니 어느덧 호흡이 가빠지면서 땀은 옷을 적신다.

'앞 사람의 날숨은 나의 들숨되고
나의 날숨 또한 뒷 사람의 들숨되니
이렇게, 그렇게..
우리 6인 모두는 어느덧 한 몸이 되어가네..'

연속되는 가파른 언덕길..
빙판길이 어느덧 눈길로 바뀜에 우리들중 일부는 Snowshoes로 바꿔신고
일부는 '아이젠(Crampon)'으로 산행은 계속 되었다.

연속되는 가파른 경사에는 많은 적설량이 있었지만 앞서 산행한 팀의 발자취에
움푹 들어간 표면은 얼어 있어 우리의 산행은 보다 수월 하였다

'애써, 눈 길 닦느라, 앞서간 그대는, 그 뉘신가!
행여,나의 걸음 힘들까, 나의 걸음 폭까지도 맞췄으니 말일세..
내, 자네의 노고가 고마워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네..
아니면 훗날, 자네도 이곳을 다시 한번은 오지 않겠는가?
나 역시도 그러 할 걸세 마치, 연어가 돌아오듯 말일세..
그때 우연히 마주 친다면 눈 웃음 한번 나눠봄세!

걷다보니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제법 벌어지고 뒷쪽에선 '좀 쉬었다 가요'하며
볼멘소리와 배고프니 '좀 먹고 갑시다' 나름대로의 욕구를 분출시키며 도달한 7부 능선..
제법 너른평지와 함께 확트인 시야가 압권이다.

평소 버나비 마운트의 전망대에서, 메트로 타운에서, Hwy 1 밴쿠버서 노스밴쿠버 사이의
'Iron Workers Memorial Bridge'를 밴쿠버쪽에서 건널때 차의 앞유리를 통해
펼쳐졌던 그 신령스런 '만년설의 The Lions'이 바로 나의 목도(目睹)에 있는 것이다.

함께 산행한 우리는 어쩌다 보니 동시 합창을 하게 되었다 '와~아~ !'
힘들다고 쉬었다 가자던 볼멘소리 언제 하였냐는 듯 사진 찍느라 나름대로 분주하다.

나 역시도 한동안 비경(祕境)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연신 사진을 찍는데 카메라의
앵글속에 잡히는 근거리의 낯선 형체가 있다. 뭔가 궁금하여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보니 오랜세월 이곳에 자리하다 결국에는 생을 다한 고목의 잔해들은 과거의 영화가
못내 아쉬운듯 비바람 견디며 아직도 여기 저기에서 버티고들 있는 것이다.
그 많던 가지가 부러진 흔적들은 몸체에 아직도 뚜렸이 남아 있고 생전에 새뽀얗던
속살은 어느덧 거무틱틱한 회색으로 변질 되었음은 세월의 혹독한 한파를 감내함이
아니겠는가..

"제행무상(諸行無常)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이라" 라는 가르침이 문득 떠오른다.
'즉 우주 만물중의 어느것도 고정된 실체가 없고 모두 변하여 본래의 모습이 없으며,
생기고 없어지고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나니 이는 나고 죽는 법칙이라네"

회원중 일부는 배고프니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 하지만, 배 회장님께서는 이곳에서의
점심후의 산행이 힘들어지니 식사는 정상에서 하자며 서둘러 이동함에 모두들 앞 서거니
뒷서거니 따라 나선다. 마치 초겨울 기러기가 이동하듯..

제법 가파른 등산로의 좌측 눈덮힌 절벽 아래로는 Georgia 해협 안쪽으로 Bowen
Island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고 Gibson과 Sunshine Coast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즐기며 걷는 동안은 경사진 길을 헐덕 거리며 오르고는
있지만 그리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보여질 또다른 풍경들을 기대하며 오르고
또 오른다.

어느덧 목적지인 Mt. Harvey의 바로 턱밑에 도달하니 주변의 경관들은 앞서
본 것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바람 또한 제법 세차졌지만 체감온도는 그리 낮다
느껴지지 않음은 화창한 날씨의 햇빛이 눈(雪)에 반사되어 피부에 닿는 자외선에
의한 영향 때문이라 생각든다.

마지막 목적지를 앞에두고 회원들의 담소가 잠시 있었다.

아픈다리 이끌고 진통제 먹어가며 죽자 살자 오르고 또 올라온 'Mature 님'
4년전인 4월8일, 산악회 지인들중 일부가 이곳 절벽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날이라,
오늘 비명횡사한 그 고인들의 넋이라도 위로하고 그동안 가슴 한켠에 자리하고 있던
보고픔과 그리움을 전하고져 제사를 지내주려 왔다는 것이다.

말은 안했지만 듣는 순간, 가슴 한켠에 일어나는 움클 거림..

'물이얼어 얼음되고 얼음녹아 물이되듯 이세상에 삶과죽음 물과얼음 같습니다
흰구름은 모여졌다 흩어짐이 인연이듯 우리들의 생과사도 인연따라 오고가니
삶이란것 꿈과같고 환상같고 파도같고 거품이며 그림자며 이슬이니,,
영가님들 살아생전 맺고쌓은 모든감정 가시는길 짐되오니 남김없이 놓으시고
극락정토 가시기를 발원하여이다..'

등반 회원중 한 분은 설산 등반장비도 미흡하고 높은곳 오름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남아 있겠으니 다녀들 오라한다.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 삶에 대한 감성은 잠시 접고 목적지를 향해
오르기 시작하였다.
오를수록 눈속은 빙판이고 강렬한 햇빛에 눈의 표면은 녹고 있어 반복되는
미끄러짐에 걸음을 옮긴다는 것이 정말로 힘들었다.
중간 중간에 눈 속을 비집고 나와있는 바위와 관목들의 가지나 고산지대의 나무뿌리에
의지하며 오르고 또 올라 산 정상에 올라선 우리는 마침내 이뤘다는 환희(歡喜)는
순간이고 풍광에 압도되어 숙연(肅然)할 수밖에 없었다.
산 넘어 산이 있고 또 이어져 있으며 또.. 연속되는 산들의 머리에는 한결같이
흰색 천을 쓰고 둘러 서있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의 대 장관을 연출한 자연에
겸허함과 무한한 감사를 느끼며 실상을 말로는 도저히 표현 할 수가 없음이 안타갑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이요 불립문자(不立文字)라는 단어를 사용 할까 한다.
본시 '언어도단, 불립문자'의 본 뜻은 여기서 자연을 설명하는 의미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으나 해석은 그래도 유사하게 할 수 있다 생각하여 차용하였다.
그 어느것도 보는 사람의 각도와 느낌 따라 달리 표현되는 것이니 '나(我)라는
미물이 자연을 감히 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일 것이다' 그러니 보다 정확히는
'느끼고 싶으면 직접 가서 보라!'..

'배 회장님과 Mature 님'은 나름대로 정성 담은 간략한 제상(祭床)을 마련하고
물론 Miniature Vodka'도 가져왔으며 배회장님의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던
옛사진을 찾아 상 뒷편에 기대어 놓으니 영락없는 디지탈 영정사진이 된다.
(참조; 사실은 강렬한 태양광에 핸드폰의 화면은 검게 보였슴)
마치 영혼들과 대화하듯 가슴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들 몇마디 간략하게 건넌 후
술꾼들답게 거침없이 음복하곤 점심식사까지 마쳤다.

이젠 하산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들 때쯤, 무전기가 찌이익~ 찌익~~ 거리더니
경상도의 억양의 낭랑한 목소리 들려온다 '기달리는데 도움이 될까하여 연락드립니다.
언제쯤 하산을 하시는지..' 정상 아래 남아 있던 회원님의 기다림에 대한 지침이
살짝 전해졌다..

모두들 서둘러 풀어 헤쳤던 배낭을 꾸리곤 각기 바쁘게들 사진을 넘어 동영상 촬영에
몰두한다. 모두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가 보다..
언어로는 설명 할 수가 없는 이곳을 사진이라도 보관하고 훗날 누군가에게 보여주며
설명하겠다는 생각에 360도를 돌아가며 연신 찍어댄다. 너나 할 것 없이..

하산시에는 더욱 위험하였다. 조금 내려가니 느낌으로 전해오는 경사도는 대략 65~70도
쯤으로 보인다. 조심스럽게 먼저 딛은 왼발에 의지하여 무게중심을 오른발에서
빼는 순간 미끌어지기 시작한다 정말, '찰나(刹那)'라는 말을 체험하는 순간이였다.
아차한 순간 거의 2m 정도 미끄러진 후 간신히 돌출된 나무가지가 있어 붙자고
늘어짐에 미끄럼을 멈출수가 있었다. 소름이 돋았고 산행의 무서움이란 것도
처음으로 느껴 보았다. 하지만 멈출수는 없으니 어떻게 하든 내려 가야만 하니
지형지물을 더욱 의지하며 더욱 조심스럽게 움직였으나 또 한번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젠 약간의 다리 떨림도 생긴다. 헛기침으로 마음 가다듬고 가능한 전신을 최대한
바닥에 밀착시키며 움직임 끝에 안전지대에 도달하였다는 생각에 이젠 됐어.. 하는
안도감과 더불어 깊은 숨을 몰아쉬며 '십년감수'란 표현이 절로 튀어 나온다.

이번 산행에서의 미끄럼짐은 향후 나의 산행에 큰 자산이 될 것이지만
솔직히, 정말 두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는 일 들이였다.

나는 정상에서 내려온 후 하산하고 있는 회원들을 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조 전임 회장님'의 하산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내가 미끌어졌던 곳, 정상서 약20m 쯤에서 약간의 미끌어짐이 있었는지 한곳에 멈춰
있는 상황이 보인다. 알고보니 다리에 힘을 많이씀에 연하여 발생한 근육 경직통
(일명;쥐가 남)이 생겨 꼼작도 못하고 계시는것 같다.
잠시후 Joey씨와 Mature씨가 접근 하였고 Joey씨는 그 자리에서 옷 윗로 침을 놓고
지켜보며 상태를 살피고 있는 동안, Mature 씨는 '조 전임 회장님'의 Snowshoes
대신 Crampon으로 교체 시키곤 먼저 하산하였다.
얼마후 '조 전임 회장님'은 '명의 Joey'의 보살핌과 도움에 의지하며 정상에서
안전지대로 내려옴에 보다 마음에 여유가 생겼는지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유난히 커졌다.

그래도 돌발된 특별한 일이 없어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길을 서둘렀다.
등반때와 마찬가지로 하산 길에서도 '배 회장님'은 회원들의 추억의 한 장면이라도
더 남겨 주고져 항시 발걸음 재촉하며 앞서신다.

내려오는 하산 길, 홀로 걸으며 발 걸음 한 발짝 한발짝을 옮길 때마다 질문을 던져본다
나 자신에게.. 너는 '무엇 때문에 땀 흘리며 이 산을 다녀가느냐?고..'

단순 육신의 건강 때문이라면 체육관에서도 가능하고 집 주변의 조그만 산과 강변의
산책로도 있는데 굳이 이토록 힘들다는 곳에는 왜, 무슨 연유로..

스스로 답한다, 나는 육신의 건강을 위해 산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네..
인간들에게서 받을 수 없는 가르침을 자연에서 받기에 이렇게 땀 흘리며 왔다 간다네..
내 자네에게 하나 알려줄 것이 있다네,

'이유일유 일역막수 (二由一有 一亦莫守)라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음이니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

'일심불생(一心不生) 만법무구(萬法無咎)
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이 없느니라.'

이와같은 도리를 각인하고 돌아가니 '선재동자'의 구법과 한치도 다름이 없지 않는가..

풀어보면, "하나가 있으므로 둘이 되니 '하나'도 마음에서 없앤다면 '둘'은 생기지도
않는다는 가르침"이니, 나의 마음속에 상존하는 사랑과 질투,탐착심,증오, 모든 집착과
감정들은 자아(自我)라는 허상(虛像)에서 비롯된 것이나 '나'라는 상(相)이 진실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되면 모든 삶의 고통에 벗어 날 수 있는 것이라네..

이렇게 '나' 스스로에게 알려주며 하산하는 길..
소중한 성찰의 시간이였다.

산행에 함께하여준 '배상기 회장님을 비롯하여 동행한 회원님들의 배려와
가르침에 머리숙여 감사함을 이렇게 글로서 갈음 합니다.

관묵 합장 _()_

관련자료

댓글 2

Mature님의 댓글

  • Mature
  • 작성일
관묵님의 산행후기를 읽고 나니,
실로 "유구무언"입니다ᆢ
적재적소의 고사성어도 멋지고요ᆢ 다음번 산행후기가 벌써 기대 되네요ᆢ그러기위해서는 산에서 더욱더 많은 에피소드를ᆢㅎ 물론 안전 제일이고요~
감사합니다 🙏

Prettyannie님의 댓글

  • Prettyannie
  • 작성일
Mt.Harvey를 다여온후 양쪽 허벅지의 뻐근함을 해결하느라 관묵님의 산행후기는 뒷전으로 밀려서 어제 Anif peak을 마친 오늘에사 한가롭게 두다리 뻗고 앉아 차분히 길고긴,. 후기에 지루하지 않게 잘 읽었습니다..쬐끔 알았던 한문의
지식도 50여년의 이민 생활에 고갈이 된 상태에서 ..., 사자성어라도 공부해야 할듯 싶네요..맛깔스런 필치에 감동을 받았고  Anif peak의 산행후기도 엄청 기대되네요..감사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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